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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François Kervégan (2017), « Foucault, le droit, la norme » 정리

2007-2008년, 케르베강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푸코의 사유에서 규범성의 문제는 회피되거나 혹은 우회적으로 다뤄지거나 아니면 정상성(normalité)과 정상화(normalisation)의 문제로 환원된다. 푸코는 언제나 “정상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규범을 이해하며, 법학자들이 이해하는 방식(즉, 법철학)의 ‘규범성’ 혹은 도덕철학 내의 의미에서의 ‘규범성’ 개념에 신뢰를 주는 것을 거부한다”. 케르베강은 자신의 생각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만 푸코의 마지막 강의들에는, 미완결된 프로젝트로 남았지만, “자기 수행(conduites de soi)”들을 구조화하기 위한 새로운 유형의 규범성의 윤곽을 그리려는 기획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며 이러한 규범적 (혹은 ―푸코가 윤리적 규칙들을 ..

학업기록 2023.11.26

Jean-François Kervégan (2010), « La théorie kantienne de la normativité » 정리

서론 이 논문에서 저자의 목적은 두 가지이다 : 1) 칸트의 실천철학에서 초기 저작(『도덕형이상학 정초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 ; Fondements de la métaphysique des mœurs(1785)』, 『실천이성비판(1788)』)과 후기 저작(『도덕형이상학Die Metaphysik der Sitten ; Métaphysique des mœurs(1796-1797)』) 사이의 중대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칸트 철학에서 균일하고 일관적 규범적 이성에 관한 이론을 수립할 수 있는지 탐구하고 ; 2) 칸트에게 그러한 이론이 있다면 그의 실천이성 이론의 체계에서 과연 어떻게 윤리의 영역과 법의 영역이 각자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구별되고..

학업기록 2023.11.24

‘Non ridere, non lugere neque detestari, sed intelligere’가 겨낭하는 것

스피노자는 인간의 감정을 두고 그것의 악덕을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갖 인간적 현상들을 “비웃지도 탄식하지도 또한 미워하지도 말고 다만 이해하라(Non ridere, non lugere neque detestari, sed intelligere)”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때 스피노자는 어떤 이들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말을 했을까? 피에르-프랑수와 모로는 스피노자의 텍스트와 그의 서가 목록 그리고 전기적 자료를 추적하여 인간이 감정 앞에 취할 수 있는 태도를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스피노자가 그 각각의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간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1) 웃음(rire/ridere) : 인간은 감정적 현상을 두고 그것의 아이러니함에 웃을 수 있다. 이 유형에는 풍자..

학업기록 2023.11.22

20231119_計

They are ill discoverers that think there is no land when they can see nothing but sea ― Francis Bacon 『학문의 진보』에 나오는 말. 교수님은 'see'와 'sea'의 대구를 강조하셨다. 베이컨의 의도는 학문 탐구에서 열린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었겠지만 곧잘 나의 연구 혹은 나의 삶을 망망대해를 떠도는 이미지로 표상하는 나에게 이 말은 약간의 위로를 주기도 한다. 손에 잡히는 무엇인가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정말 아무것도 없다고 편향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서는 안 된다. 오늘 반나절은 침대와 선반 조립을 하는 데 바쳤다. 이케아 조립은 그 자체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유익한 노동처럼 느껴지는데 확실히 몇 번 반..

신변잡기 2023.11.20

케르베강이 설명하는 법철학

장-프랑수와 케르베강의 브랭 서점 강연을 요약한 것 법철학의 등장 법철학(la philosophie du droit)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학문 분과이다. 우리는 이 학문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기를 이 분과에서 최초의 가장 중요한 저작 가운데 하나인 헤겔의 『법철학(Grundlinien der Philosophie des Rechts)』의 출간된 1820년으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법철학’이라는 표현은 헤겔의 이 저작 이후 더욱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법철학’이라는 표현이 생겨나기 이전에 법에 관한 철학적 사유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에 대한 사유는 ‘자연법(le droit naturel)’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되었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에는 ‘자연법’ ..

학업기록 2023.11.20

‘jus’와 ‘lex’ 사이의 관계에 대한 두 가지 전통과 스피노자

피에르-프랑수와 모로에 따르면 ‘jus(droit)’와 ‘lex(loi)’의 관계와 관련하여 서로 대립하는 두 가지 전통이 있다 : 아우구스티누스적 전통 : jus는 lex의 부록과 같은 것으로서 독자적인 범주를 구성하지 못하고 인간법과 신법의 두 범주를 지닌 lex로 환원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아퀴나스주의 전통 : jus는 lex에 앞서 그 자신의 독자적 실재성을 지닌다. 오히려 lex는 이차적 현상으로서 특수한 경우에서 jus를 읽어낼 때 일어난다. 법과 관련한 사상가들의 담론을 읽을 때 우리는 해당 사상가가 이 두 가지 전통 가운데 하나에 속하는지 아니면 이 둘의 혼합 혹은 두 전통으로 환원될 수 없는 제3의 전통에 속하는지 정확히 분류하면서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스피노자는 jus를 potent..

학업기록 2023.11.16

20231112_計

제법 쌀쌀하다. 겨울을 이기는 준비를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감자를 삶아 먹고 또 포토푀를 한솥 끓여냈다. 원래는 오늘 아쌈티 마들렌까지 구워내는 걸로 한 주를 마치려고 했지만 게으름이 도져서 다음으로 미루었다. 그래도 아마존에서 주문한 주방 저울과 온도계가 도착했으니 조금 더 정확한 마들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한 주를 톺아보다 내가 여행 전에 예매했던 힐러리 한의 공연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달았다. 원래 오늘 신학정치론 세미나가 끝나고 다녀왔어야 했는데 까맣게 잊고 집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으니 스스로에게 황당함을 느낀다. 노션에 기껏 일정을 적어놓고 확인하지 않는 내 탓이다만 파리 필하모닉은 왜 리마인드 메일을 보내주지 않는 것인지.. 여행을 다녀와..

신변잡기 2023.11.13

20231105_計

여독을 음주로 풀면서 이번 주와 이번 주의 여행을 갈무리하는 글을 쓴다. 평소에는 계획이 틀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상에 개입하는 것을 정말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여행 도중에는 우연의 질서 속에 나를 맡기려고 하는 편이다. 정해지지 않은 흐름을 따라 가는 것이 여행지에 얕게나마 녹아들어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어느 한 도시에서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지 못한다면 그 여행으로부터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 했다. 그래서 나는 무척 오랜 기간 동안 여행은 단순히 장소의 이동 즈음에 불과하다고 여겼고 그래서 나는 여행에 별다른 감흥이 없는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었다. 사실 딱 한 도시에서만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한 일은 그다지 많지 않은 법이라 나에게는 사람들이 여행에..

신변잡기 2023.11.06

20231029_計

갑자기 피부 트러블이 생겨서 원인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았다. 딱히 무언가 크게 바뀐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크 푸드를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일단 내복용 구내염 약을 먹고 설명서를 조금 읽어봤는데 이 약이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라 그냥 부족한 비타민을 공급해주는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과일을 먹지 않았다. 특별한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원래 하던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오렌지와 사과를 사서 먹고 있다. 이번 주에는 꽤 오랜만에 책을 몇 권 구매했는데, 지베르 조셉에서 로크의 『인간지성론』과 장-프랑수와 케르베강의 『헤겔과 헤겔주의』, 그리고 그가 편집한 『칸트에게서 실천 이성과 규범성』 세 권의 사서, 조금씩 읽고..

신변잡기 2023.10.30

20231022_計

이번 주에는 예상치 못한 반가운 메일을 받았다. 아주 오래 전, 스피노자에게서 형상 인과에 관한 논문을 쓰려고 마음을 먹을 때 즈음 이 주제에 관해 논문을 쓴 학자에게 혹시 퍼블리쉬 전에 논문 초안을 받아볼 수 있냐고 메일을 보냈고 아주 감사히도 미리 해당 논문을 읽어볼 수 있었다. 그 후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그 논문은 퍼블리쉬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듯 했는데 이번 주에 그 사람이 메일을 보내 퍼블리쉬된 논문을 보내주었다. 그 동안 나는 주제도 바꾸고 지도교수도 바뀌고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연락을 없었어도 나를 기억하고 작게나마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감동이었다. 비록 주제는 바꿨어도 관련 주제로 소르본에서 세미나가 있었을 때 이 학자의 논문 덕에 질문을 해볼 수 있었고 아마 그 때문인지 그 ..

신변잡기 202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