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세차게 불던 밤이 지나고 일어나니 공기에서 겨울의 냄새를 미리 맡아볼 수 있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어느덧 만성절이 손 뻗으면 감촉할 수 있을 정도 만큼 가까이 왔다. 작년에는 개강 후에 만성절 방학을 맞이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은데 올해의 감각은 사뭇 다르다. 학기의 시작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일까? 시월이 지나면 정말로 해야 하는 일들이 모두 마무리된다. 약간 걱정되는 것은 박사 등록 문제인데 아마 별 일 없이 잘 지나갈 것이다. 잔가지를 솔질하는 일이 계속 남아 있겠지만 굵직한 것들은 모두 끝내둔 채로 십일월의 만성절 방학에는 이번에도 또 어디론가 다녀오고 싶다. 지난 주에는 아주 불쾌한 일이 있었지만 적어도 내 마음속 소요는 쉬이 가라앉힐 수 있었고 지금은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