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아주 가까이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순수한 기하학적 형태라고 할 만한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관찰하다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식물의 싱그러움보다는 마치 도형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이질감을 느끼는데 또 한편으로는 식물의 잎맥은 마치 혈관 같아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생동감이 느껴지고 그래서 징그러워진다. 그런데 이런 추의 체험 때문에 괜히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싶어지고 그렇게 식물에게서 식물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무엇인가를 자꾸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