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20240414_計

RenaCartesius 2024. 4. 16. 01:19

꽤나 분주했다. 계속 긴장하고 조마조마하던 아틀리에 발표를 했고 지도교수 님과의 면담날짜도 확정했고 다른 일정으로 바빠 두 번 연속 빠졌던 라틴어 수업을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그 외의 일들에 관해서는 기억이 멀겋다. 아마 매일의 일기를 남기지 않은지 꽤 되어서 그럴 것이다. 일기를 쓰던 때는 기록된 과거를 굳이 들춰내어보지 않아도 그날 그날의 일들이 기록하는 순간과 함께 꽤 선명하게 머릿속에 저장되었지만 최근엔 손일기를 손 놓은지 이미 오래이다보니 기억이 생생하게 저장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을 빌려 과거를 조금 더 불러어 몇 글자 더 적어본다면, 

 

우선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리스 비극을 읽은 뒤 그리스 비극의 테마와 접해있는 이 소설을 읽게 된 것은 역시 알 수 없는 필연의 인도일까? 『미국의 목가』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꽉 막힌 수구 노인네의 생각을 읽어 나가는 것은 무척이나 현기증을 유발하는 일이다. 그를 가리켜 미국의 김훈이라고 한다면 김훈에게 과분한 것일까 아니면 그에게 과분한 것일까? 하지만 내가 늘 경멸하는 우파의 단조로운 세계관과 달리 필립 로스가 펼쳐 보이는 이 세상은 굉장히 복잡하고 구불구불한데 아마 이 느낌은 그것은 나같은 사람이 전혀 연관을 발견하지 않는 일에서 거의 음모론과 같이 필연적 관계로 엮어두고 내 세계에서 이곳에 있는 사태를 그는 저곳에 배치해두어 그의 세계 속에 들어간 나는 사물들의 지시연관을 처음부터 새로이 배워야 하는 처지이기에 나침반을 잃어버린 난처험을 느끼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리라. 이 인간이 전립선 수술만 안 받았으면, 더 정확히 말해, 안 받아도 됐다면 이 정도로 미쳐버리진 않았을 것 같은데 참 어떤 부류의 남성에게는  그런 일이 특히 더 치명적인 것이구나 싶다.  

 

또 최근엔 렌틸콩 음식을 자주 먹었다. 이 식단의 문제라면 배에 가스가 너무 차서 더부룩하다는 것과 이런 저런 장 활동이 매우(^^..)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과연 나는 저속노화식단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인가?! 렌틸콩 먹개로의 진화는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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